― 브룩 실즈는 젊었을 때 알고 있었을까? 늙을 거라고. 지금이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이 들어 있을 거라는 거. 늙는단 거. 변한다는 거. 알고는 있어도 잘 상상하진 못하잖아.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. 어쩌면 지금 길 가다 보는 이상한 사람들, 그러니까 뭐 지하철 안에서 혼자 중얼대는 노숙자 아줌마라든가, 무슨 일을 겪은 건지 다리가 양쪽 다 없어서 배로 땅을 밀면서 구걸하는 사람들······ 그런 사람들도 젊었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었겠구나, 하는 생각.
― 싯다르타도 너랑 비슷한 고민을 하다가 왕궁을 나왔대.
― 싯······ 누구지? 많이 들어봤는데.
― 있어, 좀 유명해.
― 그러니까 너랑 나도 언젠가는,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 될 수도 있겠지
― 그럴거야. 어떤 방향이든. 그게 인생이니까.
여기서 싯다르타는 누굴까?
소설 "싯다르타"는 헤르만 헤세가 1922년에 쓴 소설이다. 소설의 주인공인 싯다르타는 인도의 작은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 풍족하게 살았는데 어느날 왕궁 밖에서 늙음, 질병, 죽음을 처음으로 목격하고 괴로워했다. 그 후 인간이 겪는 고통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왕궁을 나왔다.
나는 싯다르타가 누군지 몰랐다.... 곤이랑 비슷한 수준인가보다.... 책을 더 읽어야겠다.....
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다 결국 죽음을 택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괴테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떠올려 봤다. 사랑이 변했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집착하거나 학대를 가한다는 뉴스도.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용서한 이들의 이야기도.
그러니까 내가 이해하는 한 사랑이라는 건, 어떤 극한의 개념이었다.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간신히 단어 안에 가둬 놓은 것. 그런데 그 단어가 너무 자주 쓰이고 있었다. 그저 기분이 좀 좋다거나 고맙다는 뜻으로 아무렇지 않게들 사랑을 입 밖에 냈다.